1200년 만에 최악의 가뭄 맞은 캘리포니아-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81)

 

기후 변화·공급 대란 등 나비 효과 유발
농산물·과일 재배 타격…과채 가격 폭등
육류 대체식품·업사이클링 등엔 기회 요소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미국 서부지역은 최근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또 해마다 산불이 일어나며 이로 인한 재산, 인명피해가 끊이질 않는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우기인 12월부터 2월까지 일 년 동안의 물을 채우고 있으나 점점 가뭄이 심해지면서 저수지와 강이 말라가고 있고, 지하수 또한 고갈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자체는 원래 강우량으로 적어 물이 부족하다. 다른 주에서 물을 공급받아 이를 해결하고 있으나, 다른 주 역시 물 부족을 겪고 있어 이마저도 점점 어려워지는 형편이다.

캘리포니아 산업의 중요 부문 중 하나가 농업이다. 캘리포니아의 농업 생산량은 미국 최대로 약 500억 불(한화 약 60조 원)을 차지하고 있으며, 약 40만 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있다. 또 와인 생산량이 미국에서 가장 많으며 세계 4위를 차지할 정도다. 그러나 최근 가뭄으로 포도며 각종 신선 농산물, 과일 재배 등이 타격을 받고 있다. 야채와 과일 값이 싸기로 유명한 미국이지만 공급부족과 코로나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미국에는 집 앞뒤에 정원이 있어 아침, 저녁으로 스프링클러가 돌아간다. 또한 공공장소의 가로수, 꽃 등에 쓰이는 물 또는 만만치 않다. 수영장이 있는 집도 많아 물 소비량이 많고, 습도가 낮은 건조기후 탓에 증발하는 수분량도 만만치 않다. 주 정부에서는 스프링클러에 소비되는 물을 아끼기 위해 일정 시간 외에는 물을 주지 않도록 하고 있으면 샤워 또한 시간을 줄여서 하도록 홍보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최근 발생한 산불들도 가뭄으로 인해 더 심하게 번진 것으로 안다. 겨울에 충분히 눈이 오지 않은 탓에 산이 더욱 건조해지다 보니 한번 시작된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밖에 없다. 한국도 이제 미국 서부나 호주처럼 매년 산불이 연례 행사처럼 일어날 수도 있어 걱정이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코로나로 인한 물류대란, 인건비 상승, 최근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품업계는 삼중고, 사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로 시작된 불안정은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변화, 물류대란, 공급 대란과 맞물리면서 나비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지 장기적인 계획을 짤 수가 없다. 상황에 따라 기민하게 대처한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위기는 항상 위험과 기회가 함께 오는 것이다. 육류 대체식품, 업사이클링 식품, 포장재 감소 또는 썩는 포장재 개발 등은 새로운 기회 요소이다.

캘리포니아는 Golden State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서부 개척 시기, 금광에서 돈을 벌기 위해 수많은 이민자가 동부에서 이주한 기회의 땅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필자가 미국의 다른 주로 출장을 많이 다녀봐도 캘리포니아 만한 곳이 없다. 사시사철 푸른 하늘과 지중해성 기후로 일 년 내내 따뜻한 곳이다. 이곳의 집값이나 물가가 비싸 타주로 이주하는 미국인과 한국인이 많지만, 물가가 비싼 데는 다 이유가 다 있다. 다른 주의 혹독한 겨울과 습기 찬 여름, 그리고 지루한 환경 등은 특히 우리 같은 이민자들이 살아가기엔 쉽지 않다. 하지만 기후 위기로 인한 최악의 가뭄으로 Golden state의 명목을 유지할 수 있을지, 30, 40년 후에도 이곳 캘리포니아에 사람이 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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