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라차 소스 대란-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85)

 

캘리포니아 최악의 가뭄…미국도 원재료 부족 사태
틈새 활용 성장하는 기업도…불확실성 넘는 지혜 필요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최근 미국에서는 분유 대란에 이어 ‘스리라차(Sriracha)’ 소스 부족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핫소스 재료로 사용되는 칠리가 생산되는 멕시코의 한 지역이 미국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가뭄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원재료 부족 사태가 나타난 것이다.

후이 퐁(Huy Fong)이라는 회사가 있다. 베트남에서 이민 온 화교 출신 사업가가 만든 기업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아시안 핫소스 중 하나인 ‘스리라차’ 소스를 1980년대 초부터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닭 모양이 브랜드에 있어 ‘Rooster sauce’라고도 하며 이제는 미국 문화의 아이콘으로 다큐멘터리 및 각종 티셔츠 등 하나의 밈으로 젊은이들에게 팬덤이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제품이다.

이 후이퐁사가 핫소스 부족 사태를 발표했다. 발표 후 시중에 유통되는 핫소스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서 식당은 물론 소비자까지 사재기하고 있다. 살다 살다 핫소스 품귀가 일어나 사재기하는 일을 보니 웃프지 않을 수 없다.

기후 이상은 이제 피부로 느껴질 정도이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유지하자는 것이 전 세계의 목표이지만 이제 늦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캘리포니아는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 현상을 겪고 있으며 저수지의 물들이 말라가고 있다. 주 정부는 주민들에게 강제 절수의 특단을 내리기도 했다. 한국 또한 가뭄으로 인해 저수지 물들이 말라가고 이로 인해 각종 농산물의 수확이 줄어들어 마늘, 감자 등의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을 보았다.

더군다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밀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식품 원재료 가격 상승과 더불어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노동력 감소, 우크라이나 전쟁, 극심한 인플레이션, 원재료 가격의 상승, 일부 원재료의 품귀 현상, 기후 변화 등 이러한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

‘약한 고리 신드롬’이라고 칭한 현상들이 삶의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각종 수출 제품들이 발이 묶여 있는 것을 보면서 산 넘어 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인 외부환경이 악화돼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생긴다. 개인도 돈을 더 버는 사람이 있고, 기업도 이 기회에 더욱 성장하는 곳이 있다. 외부환경이 만들어 놓은 틈새를 잘 활용하는 기업들이 생존한다. 각종 불확실성의 파도를 넘을 수 있는 맷집과 순발력, 회복 탄력성이 필요한 시대이다.

최근 한국 출장으로 미국-LA 항공편을 예약했는데, 1200불이었던 이코노미석이 4천 불이 되고 4천 불이던 비즈니스석이 만 불이 넘었다. 코로나로 인해 줄어든 비행 편수와 한국의 갑작스런 격리 완화로 여행객이 급증한 것이다. 코로나 등으로 바뀐 일상이 이제는 비행깃값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한국으로 여행 가려는 가족들이 이를 포기하는 등 티켓값 대란으로 인한 고통도 생기고 있다.

각종 대란 시리즈의 끝은 어디일까? 내일은 또 무슨 대란이 일어날까? 당분간 우리가 겪어야 할 일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어려운 환경에 불만만 토로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 희망과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통찰력이 절실하다. 이순신 장군처럼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는 믿음이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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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식품음료신문(http://www.thinkf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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